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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이벤트]

 

인포 안에 '문화'는 과연 몇 번이나 들어가 있을까요?

 

▽정답은 아래 링크에서 적어주세요(클릭)▽

 

https://docs.google.com/forms/d/1pxbnDd5ZusAU7YUBzVZMuS2ynyhURcGGR9CaqRA5F7Y/viewform

 

안녕하세요~ 블로그 지기입니다^^

이번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융성' 인포그래픽을 자세히 보셨나요?

인포 안에 '문화'는 몇 번이나 들어가 있을까요?

 

생각이 나지 않으신다면,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시고

퀴즈를 맞춰주세요♬

 

오른쪽 아래 문화체육관광부 로고에도 '문화'가 있고,

오른쪽 위에 문화가 있는 삶, 행복한 대한민국에도 '문화'가 있죠? ^.^

 

두 눈 크게 뜨고!! 지금부터 하나씩 찾아 보자구요!!

 

응모기간: 2013년 5월 13일(월)~ 5월 26일(일)

당첨자 발표: 5월 29일(수)

 

 

정답자 중 총 30명을 추첨하여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1만원 상당의 문화 상품권 또는 관광상품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Creative Commons License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제법 더운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봄기운이 스치듯 지나가고 어느새 여름 문턱을 건너고 있는 5월인데요. 겉옷이 얇아진 요즘 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씨 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함박웃음이 끊이질 않는 어린이날의 시작으로 기분 좋은 기념일이 종종 있는 가정의 달 5월. 코끝이 짠해지는 싱그러운 풀 내음과 함께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5월의 읽을 만한 책’ 소개해드립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3년도 ‘5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천종호/우리학교) 등 분야별 도서 10종 및 ‘5월 청소년 권장도서’로 『평화롭다는 것』(김경선/장수하늘소) 등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했습니다. 문학, 역사, 아동 등 10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좋은책선정위원회를 두고,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을 위해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를 선정하고 있고 있는데요.

 

진흥원이 추천한 5월 추천도서는 아래와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분야별 전문가들의 추천평을 꼼꼼하게 읽어보시고,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지금 바로 댓글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5월 추천도서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이벤트기간 : 5월15일(수)~5월29일(수)

당첨자발표 : 5월30일(목) 오후2시 이후

※ 당첨 안내 메일을 받을 메일 주소를 꼭 남겨주세요!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지 않으면 당첨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당첨자공지사항체크하기!☞ (http://culturenori.tistory.com/2885)

 

 

 

선셋 파크

폴 오스터/송은주/열린책들

 

어떤 작가의 작품이라면 무조건 읽게 되는, 그런 작가가 있다. 폴 오스터가 그렇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나에겐 두 종류의 문학이 있다. 내 작품이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작품들. 그리고 내가 쓴 작품들.’ 나는 전자에 커트 보니것, 돈 드릴로, 필립 로스, 그리고 폴 오스터를 넣는다”라는 움베르코 에코의 추천사가 이런 폴 오스터의 작가적 위상을 확인시켜준다.

 

신간 『선셋 파크』에서 폴 오스터는 자신의 특장인 도시인의 황폐함과 냉정함 속에 내재하는 상처와 감성을 드라이하면서도 웅숭깊게 펼쳐 보인다. 상류층 가문의 자제이지만 의붓형의 교통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자책으로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채 야망 없이 살아가는 28살의 청년 마일스와 그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꿈을 잃어버린 젊은이들이다. 가진 것 없지만 적극적으로 사회에 개입하면서 열심히 살아보려는 마일스의 친구 빙, 낙태 경험에 대한 공포로 육체적 욕망을 억눌러야 했던 엘렌, 똑똑하지만 뚱뚱한 몸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끼는 앨리스. 이들이 무단점거해서 같이 살고 있는 브루클린의 선셋 파크 지역의 ‘버려진 집’은 그 자체로 소속 없고 불안한 현재 미국 젊은이들의 그늘과 분노를 상징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바보인 줄 아는 바보들이라는 점에서 희망은 있다. 그리고 그런 희망의 모습은 연인이나 가족들과의 용서와 화해로 그려진다. 가령 마일스는 17살 미성년자 필라와 위험한 교제를 통해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폴 오스터이지 않은가. 그래서 완전한 희망을 확실히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기 있지만 곧 사라지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길 위에 서 있는 이야기이다.

 

- 추천자 :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오래된 서울

최종현, 김창희/디자인커서

 

서울은 500년 이상 조선왕조의 수도였으며, 계속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이다. 비록 과거의 흔적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빠르게 현대화되었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면 서울은 조선의 전통이 아주 많이 남아 있는 ‘역사도시’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 고려시대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고려 때에는 수도인 개경 외에 일종의 제2수도라고 할 수 있는 서경(평양), 남경(서울), 동경(경주)의 삼경(三京) 제도가 있었다. 특히 숙종 때에는 남경에 행궁(임시궁궐)을 만들어 중시했는데, 바로 그 행궁 자리는 지금의 경복궁이 있던 자리와 거의 일치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서울은 그야말로 ‘오래된 서울’인 것이다. 그 동안 역사도시 서울을 조명하는 답사기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까지의 답사기와는 차원을 달리 한다. 역사학과 지리학, 그리고 도시사를 결합하여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서울을 추적하고 있다. 역사학은 공간 관념이 부족하기 쉽고, 지리학과 도시사는 역사적 맥락이 결여되기 쉽다. 자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결코 쉽지 않은 지속적인 현장답사,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 책의 저자들은 새로운 차원의 서울 답사기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최근의 기억까지 사정없이 지워진’ 서울에서 고려 남경의 흔적을 찾아내고, 흔히 서촌이라고 부르는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 동네를 마치 탐정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추적하고 있어, 당시의 공간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꿈을 펼쳤던 인간의 삶이 눈앞에 그려진다. 머리말에 의하면, 동대문과 광화문을 다룬 둘째 권, 정동과 남산, 그리고 낙산과 종로 등을 다룬 셋째 권을 이어서 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의 서울이 이 책으로 인해 좀더 자랑스럽고 품위 있는 공간으로 재평가되기를 소망해 본다.

- 추천자 : 김기덕(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왕멍의 쾌활한 장자 읽기

왕멍/허유영/들녘

 

이 책은 『장자』의 외편에 대한 왕멍의 해설서이다. 그러나 단순한 해설을 넘어서서 여기에는 저자 특유의 철학과 가치관이 깊이 스며들어가 있다. 그렇다고 결코 전문적인 개념이나 이론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다.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는 장자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이론적인 틀을 갖고 분석하기보다는, 소박한 시각에서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여기서 소박하다는 것은 일상적, 상식적, 대중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책은 매우 쉽고 명쾌하게 쓰여 있다. 이는 특히 저자가, 장자가 살았던 이천여 년 전 고대 중국의 시점에서만 그를 분석하려 하지 않고, 주로 저자가 살고 있는 21세기 현대의 관점에서 장자의 사상을 재조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대의 건전한 상식과 감각에 비추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장자의 생각은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현대인이 귀담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각별히 강조하고 또 수용할 것을 권유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21세기 현대에 장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저자 나름의 해명서이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장자라는 사상가를 천재라고 극찬하면서 그의 탁월한 논리와 식견에 대해 감탄한다. 이는 그의 사상이 오늘날에도 잘 적용된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을 때 특히 그렇다. 어떻게 이천년 이후를 내다보았느냐는 식이다. ‘무위’를 강조하면서 세속적 집착을 버리고 다만 자연의 이치에 맞게 살 것을 주장했던 장자의 생각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급박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장자의 사상을 특유의 현란하고 유려한 필체로 시대를 넘나들며, 동서양의 대표적인 정치가, 사상가, 과학자, 문필가, 심지어는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까지 끌어들여 정치, 경제, 과학, 문화의 전 영역에 걸쳐 비교하면서 그 역사적 가치를 밝혀낸다. 특히 장자의 사상이 어떤 점에서 중국인의 민족성 내지 중국의 문화적 전통과 일치하고 또 불일치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지적함으로써 중국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는 것도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 추천자 : 박인철(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

 

 

 

 

 

교사의 도전

사토 마나부/손우정/우리교육

 

아이와 교사와 학부모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배우는 교실,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주는 교육, 한 명도 빠뜨리지 않고 아이들의 존엄을 존중하는 좋은 수업,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성실하고 교재에 대해서도 성실한 수업. ‘서로 배우는 교실’ 과 ‘배움의 공동체’의 수업철학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수업이 있을까? 교육학 교과서의 성경 같은 말씀이거나 식상한 이상론은 아닐까? 학교개혁의 전도사인 사토 마나부 교수가 1,500개 학교 1만개의 수업을 참관하여 이 꿈같은 교실로의 조용한 혁명을 관찰하였다. 칠판과 교탁을 중심으로 줄지어 앉아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고 시험으로 평가하는 수업은 이미 박물관에 가 있어야 한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노동인구의 2%로 격감하는 21세기의 학교에는 창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탐구적인 배움이 요구되며 그 배움은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존엄성에 마음을 다하여 아이와 아이, 아이와 교사가 서로 배우는 수업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야기책을 같이 읽고 서로 질문하고 답하고 듣는 도쿄도의 한 초등학교 하마노 선생의 수업에는 ‘어떤 아이의 발언도 훌륭하다’는 신뢰와 존엄이 있고, 그 수업은 자유로운 사고와 교류와 연결을 만들어 낸다. 평범한 한 교사의 ‘듣기’, ‘되돌리기’와 ‘연결하기’를 통해 서로 배우는 관계가 구축되고 있다. 니가타 현 오지야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가 학습참가를 통해 수업 만들기에 협력하고 연대하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하마노초등학교는 수업공개와 통지표개혁으로 파일럿 스쿨이 되었다. 평범한 교사들의 소박한 실천이 조용한 혁명의 동력이 된 것이다. 교육개혁이 꼭 무슨 거대한 프로그램으로만 시작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비전 있는 교사들의 창의와 도전이 진정한 교육개혁의 시작이다. 우리의 교실에 이런 수업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어디에서부터 치유와 복구를 시작할까?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 이미 이와 같은 배움 공동체의 파일럿들이 있다. 누군가가 이 개혁을 실험하는 싹들을 키워야 한다. 바로 교사들의 도전이다.

- 추천자 : 마인섭(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

선대인경제연구소/웅진지식하우스

 

우리 모두 경제가 어려운줄 잘 안다. 경제위기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 이제 위기가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다. 부동산, 주식, 펀드에 투자해 봤지만 내가 뛰어들기만 하면 가격이 추락하고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다.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자식 취직걱정에 노후 걱정까지 한숨으로 가득하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지만 속 시원하게 대답해 줄 곳이 없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도무지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의 궁금증에 깨알같이 답하는 일종의 ‘생활 경제학’ 책이다. 강단에 선 학자들의 고담준론이 아니라 경제전문가들이 우리 생활과 지갑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경제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향후 5년에 대해 ‘위기의 지뢰밭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역대 정부가 떠넘긴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등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고, 특히 건설업 줄도산과 부동산 가격 하락 그리고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위기의 도미노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불황의 경제학』의 저자이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최근 펴낸 책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에서 5년 전 발생한 경제위기의 원인만 분석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정부를 맞이한 우리는 지금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해야 한다. 양약고구(良藥苦口)라 했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책이 제시하는 불편한 진실을 결코 마음 편하게 읽지 못하겠지만, 현실을 직시하다 보면 할 해답을 찾게 될 것이다.

 

- 추천자 : 김은섭(경제/경영 북 칼럼니스트)

 

 

 

 

 

불량유전자는 왜 살아남았을까

강신익/페이퍼로드

 

최근 과학의 발달은 생명공학 분야가 리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유전자’는 과학자들만이 사용하는 전문 용어가 아니라 일반인도 사용하는 통상적인 용어가 되어버렸다. 유전자라고하면 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가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불량 유전자는 왜 살아남았을까?』의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가 생명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면, 불량 유전자는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 환자들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불량 유전자가 기나긴 진화의 과정 중에 왜 없어지지 않고 계속 우리를 괴롭히는지를 파헤친다.

 

이 책에는 모두 34가지 글이 태어남과 늙어감, 질병과 고통, 뇌와 마음, 유전과 진화, 몸과 사회 등 5개의 카테고리로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고, 제목을 보고 흥미 있는 글을 먼저 읽어도 좋다. 링거액으로 글 제목을 디자인한 것이나 본문과는 별도로 청진기 디자인으로 구분한 심화 내용, 그리고 박스 처리를 한 용어 설명, 책 말미에 더 읽어보면 좋을 책 목록 등 독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저자는 국내 최초의 인문의학자이다. 인문의학은 생로병사의 경험적 현상을 과학적 방법으로 설명하고, 거기에 더해 인문학의 가치와 규범을 통해 생명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요즘 말하는 학문 간의 융합을 실현한 학문 분야라 할 수 있다. 자연과학을 공부한 저자가 쓴 과학책이지만, 책에서 인문학 향기가 스며 나오는 이유이다. 이제는 유전자하면 이기적 유전자보다 불량 유전자를 먼저 떠올려도 좋을 듯하다.

 

- 추천자 : 김웅서(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음악 여행자의 책

엑토르 베를리오즈/어은정 외/봄아필

 

19세기의 프랑스는 미술과 사진, 영화, 그리고 음식과 향기에 이르기까지 오감 문화의 선두주자였으나 청각예술은 상대적으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시각적 세계에서의 지나친 찬란함이 프랑스인들로 하여금 청각적 세계에 심취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했던 것은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만일 프랑스에 베를리오즈(1803-1869)라는 음악가가 없었다면 그런 가설은 성립했을지도 모른다.

 

 

 『음악 여행자의 책』은 프랑스 음악의 독보적인 자부심, 베를리오즈의 음악과 생애를 다룬다. 내용의 반은 회고록이고, 나머지 반은 이탈리아와 독일을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인데, 음악가가 직접 쓴 글이어서 더욱 관심이 간다. 우리에게 ‘환상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베를리오즈는 글재주가 많아 음악 비평가로도 활약했다. 하루 종일 꼼짝없이 의자에 앉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일이라고 투덜대고 있는 것을 보면 베를리오즈가 글쓰기를 그다지 즐겼던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은 비평문이나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일기에 가깝다. 저자 자신의 느낌이 위주가 되기 때문이다. 누구나의 인생이 그렇듯, 베를리오즈의 음악 인생에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머물다 지나갔다. 셰익스피어, 괴테, 베토벤은 그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어 구체적인 음악적 모티프를 남기게 했다. 개인적으로 반드시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목적과 그 음악을 초연으로 바치고 싶었던 흠모하는 여인도 있었다. 베를리오즈는 만난 사람의 이야기만을 다룰 뿐, 떠난 사람에 대해서는 약간의 암시만 할 뿐 일일이 언급하지 않는다. 수많은 만남들이 있어 삶도 음악도 풍요로웠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그는 어떤 환상에서 깨어나길 두려워했던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 추천자 :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천종호/우리학교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는 현직 판사의 ‘소년재판 이야기’다. 소년재판은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과하는 소년형사재판과 사회봉사를 명하거나 소년원에 보내는 소년보호재판으로 나뉘는데,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소년재판 이야기는 모두 소년보호재판 사례다. 또한 수년간 소년재판을 담당하며 소년법정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절도나 폭행 등의 잘못을 저지르고 재판까지 받게 된 비행소년들이지만 저마다 갖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에 저자는 주목한다. 법정은 판결을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소통을 잘 한다’는 의미에서 ‘판사 같지 않다’는 평도 듣는다는 천 판사는 공정함과 함께 소통 능력이 어째서 판사의 덕목이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그렇다고 특별한 자질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잘 듣는’ 경청(敬聽)과 ‘듣고 또 듣는’ 청청(聽聽)이 법정에서 ‘잘못했습니다’와 ‘사랑합니다’를 울려 퍼지게 한 노하우다. 그는 법정에서 때로는 호통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약해지지 마’나 ‘아들에게’ 같은 시를 낭독하기도 하면서 무거운 재판정을 공명(共鳴)의 공간으로 바꾸었다. 더불어 재판의 방청을 적극적으로 허가함으로써 비행소년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알리고자 애썼다. 도시 빈민가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저자로선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도 했다. 책에 소개된 소년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처지에 공감하면서 우리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 제목대로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는 시인과 반성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사회적 관심사가 되기 어려웠던 소년법정의 실화들을 읽으면서 우리의 공감과 소통지수를 조금 높여보는 것도 좋겠다.

 

- 추천자 : 이현우(인터넷 서평꾼)

 

 

 

 

 

일주일에 끝내는 사이버보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연구소/글과생각

 

일부 방송사와 금융기관 전산망이 한꺼번에 마비된 '3ㆍ20 사이버 테러'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통신, 발전, 항공, 철도 등 국가의 주요 기간망이 해커집단의 공격을 받아 국가안보에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영화나 소설 속의 얘기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 현실의 문제가 됐다. 일반인들도 인터넷과 전산망을 떠나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계좌에서 자기도 모르게 돈이 빠져나가는 등의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바이러스나 웜에 감염돼 중요한 회사 업무처리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제 사이버 보안은 일반 개인에게도 발등의 불로 떠올랐다. 사이버 공간에서 안전한 생활을 보장할 책임은 1차적으로 국가에 있지만 일반인들도 사이버 보안에 대해 잘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일반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힘든 분야임을 무릅쓰고 실용 분야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게 된 이유다. 책을 펴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연구소는 사이버 안전기술 및 보안시스템 등을 연구개발 하는 곳이다. 사이버 보안의 저변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동안 일반인 상대로 사이버 보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시해온 교육 내용을 간추려 보다 쉽게 정리한 게 이 책이다. 어려운 용어와 개념을 영화 속 장면이나 일상생활 경험 등에 비춰 설명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출퇴근 때 1시간씩 투자해 1 주일 만에 웬만큼 사이버 보안 지식을 갖출 수 있게 구성했다. 사이버 공간은 실질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현실 세계다. 그 세계에서 보다 안전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은 필수다. 사이버 보안의 기본을 망라한 이 책은 사이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 추천자 : 이계성(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세상을 감싸는 우리 보자기

허동화 글, 김미영 그림/마루벌

 

나일론 천에 홍보문구가 굵고 진하게 새겨진 보자기는 무척 촌스럽고 하찮게 보였다. 안 보이는 곳으로 슬쩍 밀쳐내기 바빴던 그 보자기가 이즈음 꽤 근사한 이미지로 되살아나는 듯해 반갑다. 세련된 문명 기술에 대한 반발이랄 수도 있고, 우리 문화를 되살리려는 노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보자기의 가치에 새로이 눈뜬 발견자들이 즐거이 활용하고 퍼뜨린 공이 크다고 본다. 이 그림책은 삶의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보자기를 활용했던 우리 옛사람들의 모습을 옛 그림과 유물 그림으로 엮어내었다.

 

아기를 싸는 강보, 서당에 갈 때 메는 책보, 훈장님의 회초리보, 밭일 나간 어머니가 점심을 덮어놓은 상보와 밥주발보, 시집 장가 갈 때 주고받는 함보와 사주보와 폐백보, 과거보러 먼 길 떠날 때 메는 괴나리봇짐, 관을 싸는 관보 등, 그 다양한 쓰임새에 놀라는 한편 그것들이 용도에 따라 적절히 질박하거나 화려한 데 감탄하게 된다. 특히 이름 없는 옛 여인이 만든 조각보 한 장을 몬드리안의 구성 그림과 나란히 배치하여, 옷 짓고 남은 천 조각으로 만든 보자기 한 장이 이름난 예술가의 추상미술 못지않은 미감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 그림책이 우리 문화재의 수장이라 할 만한 1926년생 허동화 선생의 글과 1973년생 김미영 화가 두 분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귀한 미덕이다. 평생 우리 옛 물건을 들여다보며 감탄해왔던 노학자의 글과 그에 맞춰 옛 그림을 공들여 모사한 화가의 노력이 이 그림책을 은은히 빛내고 있다. 보자기 한 장으로 옛 삶을 두루 통찰할 수 있도록, 학부모가 원하는 학습정보도 넉넉히 실렸다.

 

- 추천자 : 오은영, 이상희(동시 동화 작가, 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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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韓流)’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최근 많은 인기를 얻으며 월드 스타의 반열에 오른 싸이? 중독성 있는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아이돌 그룹의 K-POP 혹은 톱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 한류는 ‘한국의 문화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소비되는 현상’을 일컫는데요, 여기서 ‘한국’이 정말 ‘한국’의 모습일까요?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한류 신드롬 속에서 여러분은 어떤 한국을 보고 계신지요. 트렌드만을 좇는 콘텐츠보다는 본연의 우리 모습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세계의 인상에 남을 수 있어야 더욱 의미있는 한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품격 K-Culture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팔걷고 나섰다는데요. 5월 2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뮤직페스티벌 쇼케이스’, 그 축제 전야에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단이 다녀왔습니다.

 

 

 

▲ K-뮤직 페스티벌 로고 ⓒ문화체육관광부

 

 ▲ 쇼케이스 현장 ⓒ이유지

 

 

K-뮤직 페스티벌이 궁금해?

 

‘K-뮤직 페스티벌’은 해외문화홍보원(원장 우진영) 주최, 주영한국문화원(원장 김갑수) 주관으로 오는 6월 14일부터 약 8일간 영국 런던에서 열릴 한·영수교 130주년 기념 축제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요, 한영 양국의 우정과 화합을 도모하고 전쟁과 평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K팝으로 시작된 한국 음악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새로운 장르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런던으로 날아갈 자랑스러운 한국의 뮤지션들은 최초로 런던 공연을 하게 될 국립국악관현악단부터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인디밴드인 어어부 프로젝트, 장기하와 얼굴들, 이승열 밴드, 퓨전국악을 선보일 거문고 팩토리까지 전통에서 현대까지의 다양한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리보는 K-뮤직 페스티벌의 요모조모!

 

 

▲ (좌)바비칸 센터 (우)국립국악관현악단

 

축제의 첫째날인 6월 14일에는 유럽 최고의 문화복합기관으로 불리는 영국 바비칸센터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원일)이 그 막을 열 예정인데요,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공연을 펼치게 됩니다. 영국 또한 내년이면 1차 세계 대전이 100년째 되는 해로, 전쟁이라는 공통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한영 양국에 망자들의 혼을 정화시킨다는 의미를 가진 ‘씻김 시나위’ 및 우리의 전통 선율을 담아낸 곡들을 통해 평화를 전할 것이라고 합니다.

 

 

 

▲ 카도간 홀과 거문고 팩토리, 안숙선 명창

 

 

카도간 홀 무대에서는 어떤 공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6월 19일에는 월드뮤직박람회 워맥스(WOMEX) 쇼케이스로 선정되면서 유럽 곳곳에서 인기를 얻고있는 ‘거문고 팩토리’의 공연이 열릴텐데요, 전통국악과 퓨전국악을 동시에 연주하며 온고지신을 보여줄 이들의 공연에 벌써부터 많은 현지 음악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6월 21일에는 같은 홀에서 한국공연 최초로 에딘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청된 바가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흥보가’ 및 가야금 병창 공연으로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삶의 모습과 애환의 정서를 선보일 것입니다.

 

 

▲ 스칼라 공연장과 이어부 프로젝트, 장기하와 얼굴들, 이승열

 

 

K팝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으로 세계 무대에 발돋움하는 인디 밴드들 또한 이번 축제의 주요 관전 요소인데요, 콜드 플레이, 리버틴, 마룬 파이브 등이 공연한 것으로 유명한 런던 최고의 인디밴드 공연장인 ‘스칼라’에서 영국 뮤지션들과 함께 한국 인디음악이 울릴 예정입니다. 6월 16일에는 홍대의 1세대 인디이자 한국적인 ‘아방-팝’(Avant-pop)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어부 프로젝트’의 무대로 록의 본고장인 영국에 한국 인디밴드의 신고식을 확실히 할 것이며, 6월 20일에는 재치있는 노래와 기발한 공연으로 항상 화제를 불러모으는 ‘장기하와 얼굴들’, 한국 모던락의 거장인 ‘이승열 밴드’의 공연으로 열기를 고조시킬 것이라 합니다.

 

 

 

▲(좌)음악 기획사 시리어스의 로고와 (우)대표 데이비드 존스ⓒ이유지

 

 

해외문화홍보원(주영한국문화원)은 작년 올림픽 전후로 100일간 한국문화축제 ‘오색찬란’ 행사를 진행하여 한국의 문화적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었는데요, 이번 K-뮤직 페스티벌은 만국의 언어인 음악을 통해 국가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국 문화의 지평을 넓히고자하는 더욱 야심찬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축제는 런던 재즈 페스티벌을 운영하는 유럽 최대의 음악 기획사 ‘시리어스’(Serious)와 함께 진행하여 그 다년간의 전문성과 축적된 노하우로 국내 음악가들의 유럽 진출의 디딤돌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BBC 등 현지 라디오 방송에의 진출도 시도하며 현지 기획사 연결 음반 출시 가능성을 타진하고 기존의 K팝 팬들을 대상으로 음악 선택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한국음악의 해외진출의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특히 축제기간에는 공연 외에도 한국음악의 현주소와 향후 세계진출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될 한영 음악전문가 포럼 및 거문고 팩토리의 한국전통악기 워크숍, 재영한인음악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미니콘서트까지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되어있어 더욱 다채로운 축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폭풍전야, K-뮤직 페스티벌 쇼케이스 현장

 

5월 2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뮤직 페스티벌 쇼케이스 현장에는 페스티벌 출연진인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원 일 예술감독, 안숙선 명창, 장기하와 얼굴들, 거문고 팩토리와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영국 최대 음악 전문 기획사인 ‘SERIOUS’의 데이비드 존스 대표도 자리하여 영국 현지 음악 시장에 대한 현황과 진출 방안에 대해서 발표하며 이번 축제의 중요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간담회는 해외문화홍보원장님의 인사말 후 K-뮤직 페스티벌 소개와 트레일러 영상 상영,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및 장기하와 얼굴들 쇼케이스, 참석자 소개 및 데이비드 존스 대표의 발표 후 각 단체의 대표 작품에 대한 소개, 질의응답의 순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열정과 진중함에 든든함까지 느껴지는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 (좌)전혜정 사무팀장 (우)우진영 원장 ⓒ이유지

 

 

전혜정 사무팀장님의 사회로 시작된 간담회에서 우진영 원장님은 ‘한영 양국의 이해가 깊어지고 계속해서 서로 배워나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시작해서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한번 맺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이다.’라며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는 우리가 맺은 이 소중한 관계를 노래로 전달한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K-뮤직 페스티벌이 한국과 영국간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여러 사람들을 보다 행복하고 평화롭게 하는 가교가 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 (위)안숙선 명창 공연 (아래)장기하와 얼굴들 공연 ⓒ이유지

 

 

이어진 안숙선 명창의 흥보가 공연은 현장 모두가 숨을 죽이고 몰입하게 했으며, 장기하와 얼굴들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멘트와 활동적인 무대로 진중한 분위기를 흥겹게 전환시키며 기자들마저 들썩이게 했습니다.

  

 

▲ (좌)안숙선 명창 (우)원 일 예술감독 ⓒ이유지

 

이후 각자의 소개에서 안숙선 명창은 ‘가장 전통적인 것이 높은 가치를 갖는 것 같다. 에딘버러 페스티벌 때도 판소리에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셨고, 이번에도 영국에서 판소리를 보여드릴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기대된다.’고 페스티벌을 앞둔 심정을 밝혔으며, 원 일 예술감독은 ‘서양의 양력이 있고 우리의 음력이 있는데 이처럼 서양의 오케스트라가 태양의 오케스트라라면 우리의 오케스트라는 달의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 악기들은 오랜 시간 변화하지 않고 각기 물리적 신체와 특성을 유지해왔지만 같이 현대를 담는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는데, 6.25를 기억하고 영혼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씻김 굿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좌)장기하 (우)유미영 대표 ⓒ이유지

 

 

장기하와 얼굴들의 보컬 장기하는 ’저희는 락음악을 하는 밴드이기 때문에 멤버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뮤지션들이 대부분 영국 뮤지션들인데 본토에서 공연하는 게 설레고 기대가 된다. 또한 락음악을 기본으로 하지만 어떻게 한국적으로 락음악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밴드이기 때문에 뭔가 일반적인 락음악과는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으며 거문고 팩토리의 유미영 대표는 프로그램 소개와 함께 ’재밌고 행복하게 공연하고 오겠다.‘고 기대를 밝혔습니다.

 

 

▲ 데이비드 존스 ⓒ이유지

 

시리어스 대표 데이비드 존스는 ’초대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 안숙선 명창님께서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저희 측은 한국 음악이 굉장히 진보적이라는 점에서 놀랐으며, 수세기 동안 음악을 발달시켜왔던 그 자신감을 널리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음악을 영국을 넘어서 나아가 유럽으로 널리 알리고 싶다. 영국은 다양한 문화권의 국가이기 때문에 영국에서의 공연에 다른 국가들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한번 오고 마는 것이 아니라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리어스는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많이 해보았기 때문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포부를 드러내는 등 진중한 얘기를 통해 참여 뮤지션과 관계자들의 출사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Q&A]

- 한국 문화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해왔고, 페스티벌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데이비드 존스> 런던 재즈 페스티벌에서 사물 놀이를 접했었고, 원래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한국이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알리려는 노력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음악을 하더라도 창작이 중심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영국 속담 중에 ‘방 안에 있는 코끼리’라는 것이 있는데, 아무리 크고 위대한 것이라도 방 안에 있어서는 알려질 수 없다는 뜻으로 이런 면에서 제가 이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K-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 출연하는 분들의 기준이 있는지?

<전혜정 사무팀장> 출연진 선정에는 장르에 국한을 두기보다는 한국 뮤지션들의 음악을 전통부터 현대까지 고루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고 자문위원들의 조언을 통해 선정하였다. 특히 현지에서 관심있는 단체들을 우선적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타이틀은 최근 K-팝, K-컬쳐 등의 단어들이 쓰이고 있는데 이와 특별한 연관성은 없고, K라는 단어를 뒤집으면 ㅈ의 형태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적 측면에서 접근했고, 외국인들의 빠른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간단하고도 이해가 쉬운 단어이기 때문에 결정하게 되었다.

 

 

- K-록으로 함께하게 된 팀들이 색이 분명한데,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는 가사가 굉장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니 해외에서 공연을 하면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그 현지의 음악과 비슷한 발음의 음악보다는 생소하고 언어에서 느껴지는 이국적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서 영국에서도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판소리나 장기하와 얼굴들의 한국적 가사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안숙선 명창&데이비드 존스> 판소리는 가사 번역을 준비하여 스크린을 통해 자막으로 제공할 예정이고 단순한 공연보다는 오히려 관객들이 복잡하지만 이런 복잡할 수도 있는 다른 문화 이해의 과정을 통해서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장기하와 얼굴들> 외국밴드들이 한국에 와서 자막없이 공연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로 저희도 자막없이 공연을 할 것이고, 가사도 번역을 해서 영어로 바꿔 부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비슷한 의미라고 해도 만들 당시부터 생각했던 단어들이기 때문에 한국말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어감과 운율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공연할 것이지만 중간중간 멘트들은 학창시절에 공부한 영어로 곡소개, 농담 정도는 할 생각이다.

 

 

간담회와 함께 살펴봤듯 이번 런던, K-뮤직페스티벌 공연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향후 한국음악의 유럽진출에 전진기지가 될 것입니다. 이같은 수교기념 행사 등을 활용하여 한국문화의 세계 확산을 추진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내년부터는 다른 국가들과도 연계하여 점점 확대되는 축제로 발돋움하고자 한다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런 노력들이 한류 공연관광 콘텐츠와 정보제공을 확대하며 고부가가치·고품격 한국관광을 실현하여 문화로 창조경제를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한국문화를 확산하고 전통문화 콘텐츠를 'K-Culture'로 브랜드화하며 문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 문화국가로 향하는 발판이 되어 줄 것입니다.

 

세대와 장르를 초월하는, 개성이 강하지만 가장 한국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아티스트들! 진정한 한류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한 ‘K-뮤직 페스티벌’, 어때요? 벌써 6월의 런던에서 불 K-뮤직의 바람, 한국 문화의 바람이 기다려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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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부터 9일간 열린 세계적 영화 축제인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 3일 폐막식을 끝으로 성공적인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매년 특별하고 독특했던 전주국제영화제였지만 특히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정통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균형적 영화제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9일 내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던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를 통해 소통하는 사람들 틈에서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별함을 문대기가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Part1. 2013 전주국제영화제, 그 특별함에 대하여

 

 

2013 전주국제영화제는 몇몇의 프로그램들에서 기존의 프로그램과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다. 지난 영화제와 비교해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들은 강화하고 정비가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폐지하는 등의 변화를 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파헤쳐 보도록 할까요?

 

 

 

JIFF(Ju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Project 1 <디지털 삼인삼색 2013:이방인>

 

 

 

 

 

 

전주국제영화제를 대표하는 ‘지프 프로젝트’는 영화제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기획된 <디지털 삼인삼색>과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행되는 <숏!숏!숏!>으로 나뉩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세 명의 감독에게 작품 당 5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해 각각 30분 내외의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선정된 감독들은 주제에 맞게 자유로운 연출을 할 수 있지요. 이번 <디지털 삼인삼색 2013>의 주제는 ‘이방인’이었습니다. 많은 인종과 다양한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살아가는 요즘, 이방인은 특별한 존재가 아닌 보편적 존재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에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이방인’이라는 주제 아래 세 명의 아시아 감독들이 각각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방인’의 감정을 작품 속에 녹여냈습니다.

 

첫 번째는 일본 출신 고바야시 마사히로 감독의 <만날 때는 언제나 타인>이라는 영화였는데요. <만날 때는 언제나 타인>은 이방인처럼 사는 부부의 일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준 무성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부부의 모습은 같은 곳에 살고 함께 밥을 먹지만 마치 둘 사이에 벽이 있는 듯 소통을 하지 않는 타인의 모습을 보입니다. 서로 타인이 되어버린 이유의 실마리는 영화 중반, 사고로 죽은 아이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죽은 아이로 인해 부부의 세계는 침묵 속에 갇혀 버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두 번째는 장률 감독의 <풍경>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풍경>은 서울에서 일하는 외로운 외국인 노동자를 다룬 다큐멘터리인데요. 서울의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다룸으로써 그들에 대한 슬픔과 연민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디지털 삼인삼색 2013:이방인>의 마지막 작품은 인도네시아 출신 에드윈 감독의 <누군가의 남편의 배에 탄 누군가의 아내>라는 영화입니다. <누군가의 남편의 배에 탄 누군가의 부인>은 전설을 쫓아 사와이 섬을 찾은 이방인 마리나가 전설 속 주인공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또 다른 이방인 수캅을 만나 일어나는 상황을 담은 영화입니다. 즉 이방인과 이방인의 만남인거죠. 유려한 영상미가 시선을 사로잡은 이 영화는 현실과 전설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며 내적 기쁨을 찾는 듯한 모습으로 마무리 되며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습니다.

 

‘이방인’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타인이라는 외로움과 소외된 모습은 각 세편의 영화에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었는데요. 그 중 외국인 노동자들의 외로움을 일상생활 속 모습에서 찾고자한 장률감독과의 GV시간을 함께했습니다.

 

 

[장률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_인터뷰]

 

▲영화 상영 후 감독과 소통하는 장률 감독 ⓒ황혜란

 

영화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대한민국에서 고단히 살아가는 이방인들, 즉 ‘외국인 노동자들’의 외로움을 담고 싶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무심하게 스쳐가는 그들을 잠시 멈춰 서 바라보자는 제안을 담은 영화입니다.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대부분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이번 이야기도 서울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의 외로움에 대해 담고 있는데, 특별히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드시는 이유가 있는지?

찍다 보니 항상 소외된 사람들만 찍게 되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저의 정서가 그 쪽으로 자꾸만 기울게 돼요. 대한민국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공동의 테두리 안에 넣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습니다.

 

 

 

JIFF Project 2 <숏!숏!숏! 2013>

 

 

 

 

두 번째 지프 프로젝트 <숏!숏!숏!>은 한국 영화감독 2~3인을 선정한 뒤,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통해 단편영화 창작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입니다. 올해 <숏!숏!숏! 2013>의 주제는 ‘소설, 영화를 만나다’였는데요. 선정된 세 명의 한국 감독들은 소설가 김영하의 단편 소설들을 영화화하여 소개했습니다.

 

 

▲영화화된 작품들의 원작자 김영하 작가(좌)와 김영하 작가의 작품을 각색, 연출한 이상우, 이진우, 박진성·박진석 감독(우) ⓒJIFF 공식 자료

 

 

첫 번째 감독은 김영하 작가의 <비상구>를 각색해 연출한 이상우 감독이었습니다. 영화 <비상구>는 모텔을 전전긍긍하며 탈출구가 없는 삶을 사는 20대 청춘의 일기를 담은 영화로 육체적 쾌락만을 자신의 ‘비상구’로 여기는 주인공을 통해 탈출구 없는 청춘의 삶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였습니다.

 

두 번째 김영하 작가의 <피뢰침>을 각색한 이진우 감독의 <번개와 춤을>이라는 영화는 번개를 맞고 새로운 경험에 눈을 뜬 사람들의 기묘한 의식과 로맨스를 다룬 다소 유쾌한 영화였는데요. <번개와 춤을>은 남들이 보기엔 우스꽝스러운 일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절실한 치유로 다가오는 과정을 그리며, 활기찬 세계 뒤에 존재하는 인간의 두려움을 잘 드러낸 영화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은 형제감독인 박진성·박진석 감독이 각색하고 연출한 <THE BODY>라는 영화였습니다. 원작인 <마지막 손님>을 각색한 이 작품은 김영하 작가의 또 다른 작품 <크리스마스 캐롤>과 엮어 현실과 환상을 교차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각색되었는데요. 젊은 부부가 영화감독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통해 긴장감을 불러오고 상상력을 일깨우는 ‘낯선 느낌이 주는 신비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 속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숏!숏!숏!> 프로그램. 텍스트로 표현된 부분이 영상을 통해 재해석된 묘미가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의 연결이 더욱 기대되고 관객들 또한 더욱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전주프로젝트마켓(JPM)

 

올해로 제5회를 맞이한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제작 가능성을 지닌 극영화,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적극 발굴·지원함으로써 영화 제작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시행된 행사입니다. 즉 투자자와 감독을 맺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인거죠. 특히 올해에는 극영화 피칭과 다큐멘터리 피칭으로 나뉘어 진행돼 더욱 효과적인 프로젝트로 거듭났습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개방되었던 전주프로젝트마켓 현장 ⓒ황혜란

 

 

극영화 피칭은 극장용 디지털 극영화의 발굴이 목적이 되어 참신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재능 있는 감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5편의 작품 중 최우수상으로 선정되면 제작지원금 1천만 원을 비롯한 각종 혜택들이 주어지지요.

 

다큐멘터리 피칭은 극장개봉을 목표로 하는 HD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제작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준비된 행사입니다. 극영화 피칭과 마찬가지로 5편의 작품 중 최우수상에게는 제작지원금 1천만 원을 비롯한 많은 혜택들이 주어졌습니다.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 시상식 현장. 극영화 부문에서는 <13계단>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춘희막이>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JIFF 공식 자료

 

 

실제로 한 투자관계자는 “독립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아울러 전주프로젝트마켓이 독립 영화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앞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내실 있게 발전하는 전주프로젝트마켓이 되어 한국의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의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한층 더 다채로워진 프로그램 이벤트

 

 

영화제 기간 내내 ‘영화의 거리’는 다양한 콘서트와 이벤트들로 가득 차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대기가 찾아갔던 날에는 밴드 ‘좋아서하는밴드’와 ‘페이퍼컷프로젝트’가 전주국제영화제의 밤을 뜨겁게 달궜는데요.

 

 

▲라이브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펼친 ‘좋아서하는밴드’

 

 

특히 ‘좋아서하는밴드’는 전주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4년 전, 무명이었던 ‘좋아서하는밴드’는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무작정 거리 공연을 펼쳤다고 했는데요. 그 후 매년 영화제에 초청되어 공연을 펼쳤는데, 올해에는 드디어 처음으로 라이브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펼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밴드인 만큼 공연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고 수백 명의 관중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도록 만드는 공연이었습니다.

 

 

▲데일리라운지파티를 즐기는 지프 관객들(좌)

지프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3인조 남성밴드 ‘페이퍼컷프로젝트’(우)

 

 

이러한 공연들 이외에도 유명 철학자 강신주의 강연, 최근 화제작 <전설의 주먹> 배우들의 무대인사, 류승완 감독과의 대화 등 다양한 토크 콘서트 및 이벤트들이 9일 내내 열려 지루할 틈이 없었던 전주국제영화제였습니다.

 

 

Part2. 문대기‘s Choice! 테마로 보는 전주국제영화제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프리미어 영화를 포함해 총 190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모든 영화를 관람하고 싶은 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심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308편의 영화를 모두 관람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문대기에서 ‘테마로 보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수많은 상영작 중 ‘여자’와 ‘색다름’을 추구한 총 여섯 편의 작품들. 테마로 보는 문대기‘s Choice! 지금부터 함께 보실까요?

 

 

1 여자, 영화의 중심에 서다

 

① 여자,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꾸다. - 하나는 나, 하나는 너

 

 

 

 

‘여자, 영화의 중심에 서다’의 첫 번째 영화는 인도 영화, <하나는 나, 하나는 너>입니다. 발리우드 최고의 스타 까리나 카푸르와 임란 칸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영화 <하나는 나, 하나는 너>는 항상 가족이 원하는 대로 살아왔던 남자주인공 라훌을 활발한 여자주인공 리아나가 능동적인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누가 보아도 ‘Perfectly average’한 남자 라훌. 그리고 그를 특별한 존재로 만든 리아나. ‘반대가 끌리는 이유’의 본보기가 될 만한 이들이 서로 맞춰가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발리우드 영화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사랑 이외에도 주목할 만 한 점은 인도 중산층에 대한 비판이었는데요. 인도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라훌은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가족의 압박과 기대감 속에서 자라왔기에 자아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그 때, 그에게 등장한 것이 리아나였습니다. 리아나는 특유의 엉뚱하고 발랄한 성격으로 라훌에게 ‘라훌 그 자신’을 선물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는 나, 하나는 너>는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영화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② 여자, 내면의 본성을 드러내다. - 미친년들

 

 

 

 

두 번째 영화는 파격적인 제목만큼이나 관객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얻었던 영화 <미친년들>입니다. 전석 매진이 될 만큼 이목이 집중되었던 <미친년들>은 어머니와 딸 둘로 구성된 여자 셋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블랙코미디 영화였습니다.

 

 

 

▲<미친년들> 관람을 위해 입장하는 관객(좌) /

영화 상영 전, 사람들이 가득 찬 상영관 내부(우) ⓒ 황혜란 

 

 

영화 속에는 임신한 주인공과 레즈비언 언니, 그리고 알코올중독자인 엄마가 등장하는데요. 임신 호르몬 때문인지 내면의 욕망을 참지 못하는 주인공 모나와 술을 마시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레즈비언 언니, 그리고 알코올중독자에서 벗어났지만 간혹 내면의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분출하는 엄마까지. 이들의 좌충우돌 인생을 담은 영화 <미친년들>은 우리 사회 속의 비주류 계층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은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는 세 모녀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라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되돌아보면 쾌감만을 추구하는 세 모녀의 모습은 극대화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그들 자신의 내면에는 ‘쾌락’을 추구하는 자아가 들어있기 마련입니다. ‘미친년들’이라 일컬어지는 세 모녀는 ‘미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욕망을 남들보다 ‘덜’ 숨겨 그저 보편적인 내면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요?

 

 

③ 여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 어머니들

 

 

 

 

여자의 삶을 다룬 마지막 영화는 쉬 후이 징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어머니들>입니다. 이 영화는 중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중국의 ‘한 아이 정책’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대립을 다룬 다큐멘터리인데요.

 

넘치는 인구를 지닌 중국은 1980년부터 산아제한 정책(한 아이 정책)을 공식 가족 정책을 채택해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통을 받는 것은 중국의 ‘어머니들’입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불임시술을 받거나 여성용 피임기구를 착용하며 중국의 가족 정책을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다자녀를 가지고 싶은 소망으로 정책에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소수의 어머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디찬 수술대 위에 올라야 하는 중국의 여성들을 다룬 영화 <어머니들>. 이 영화에서는 자유롭게 아이를 낳아 기르지 못하는 어머니들의 아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 어머니들을 좇아 수술대 위에 올려야 하는 마을의 관리자들의 대치 상황을 아이러니하게 표현함으로써 울지 못하는 비극, 웃지 못하는 희극을 연출했습니다.

 

 

2 색다른 도전, 독특함과 만난 영화들

 

① ‘홍합’이라는 색다른 소재 – 사랑해, 홍합!

 

 

 

 

‘색다른 도전, 독특함과 만난 영화들’의 첫 번째 영화는 이름에서부터 독특함이 통통 튀는 <사랑해, 홍합!>이라는 작품입니다. 네덜란드의 빌레믹 클뤠이포윗 감독이 연출한 <사랑해, 홍합!>은 홍합 양식업자, 홍합 인공수정 연구원, 홍합요리사, 홍합을 이용한 수술을 하는 의사 등의 이야기를 전하며 그야말로 홍합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홍합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담은 이 영화는 디테일한 홍합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로 빨려 들어가도록 만듭니다. <사랑해, 홍합!>에서는 스스로 짝짓기를 하지 못하는 홍합들을 인공적으로 번식시키는 과정이나 홍합을 이용한 요리를 만드는 과정, 수중에서도 끈적이는 홍합의 성분을 이용해 뱃속에 있는 태아들을 시술하는 모습 등의 카메라로 담아내기 힘든 부분까지 자세한 묘사를 통해 표현하며 높은 연출력을 보였습니다.

 

 

② 색다른 감독, 색다른 감동 – 와즈다

 

 

 

▲<와즈다>의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위) / <와즈다 스틸컷>(아래) ⓒJIFF 공식 자료

 

 

두 번째 영화는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을 장식한 <와즈다>라는 작품입니다. <와즈다>는 색다른 감독을 통해 색다른 감동을 이끌어 낸 작품으로 평가받은 작품인데요. 지난 해 베니스영화제에서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화제가 되었던 <와즈다>는 워낙 훌륭한 영화라 평가받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폐막작 <와즈다>의 포스터 ⓒ황혜란

 

<와즈다>의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번째 여성 감독인 하이파 알 만수르입니다. 하이파 알 만수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그녀가 겪었던 여성의 현실을 영화에 반영했습니다. 소녀 와즈다의 성장영화이자 사회현실을 반영한 현실영화인 <와즈다>는 친구 압둘라와 함께 자전거 경주를 하는 것이 꿈인 소녀 와즈다가 자전거를 사기 위해 코란 암송 대회에 나가는 과정 속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특히 <와즈다>에서 주목할 점은 억압받는 아랍사회 여성의 삶이 잘 드러나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의 목소리는 알몸이나 다름없다”며 남성 앞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도 금지되고 남성이 멀리서 보이면 밖에서 노는 것조차 순결하지 못한 행동으로 치부되는 아랍사회의 현실은 영화 <와즈다>를 통해 현실적으로 드러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와즈다는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환하게 웃으며 씩씩하게 질주합니다. 이 장면을 통해 새로움으로의 도약, 그리고 미래를 향한 질주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금지된 것은 독특합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하얀 도화지에 첫 선을 그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 <와즈다>는 색다른 그녀를 통해 색다른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③ ‘옴니버스’라는 색다른 장르 – 춤추는 여자

 

 

 

 

‘독특함과 만난 영화들’의 마지막 영화는 <춤추는 여자>입니다. <춤추는 여자>는 현대무용을 안무가, 무용가, 화가, 영화감독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5편의 에피소드가 모여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현대무용’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옴니버스’라는 독특한 장르가 만났기에 대중적 관심을 끌기 어려운 영화지만 뛰어난 연출력을 바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옴니버스 영화의 장점은 ‘다양함’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춤추는 여자>에서는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극영화 형식의 다소 산만한 조합을 이루었지만 ‘현대무용’이라는 소재 아래 화합성을 가지고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각기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춤’에 대한 자긍심입니다. 춤추는 사람들에게 있어 춤은 어떤 존재인지, 왜 그들에게 춤이 살아갈 이유로서 표현되는 것인지를 드러내는 에피소드들은 결국 한데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냅니다. ‘춤은 우리들의 인생이다’라고.

 

 

 

지금까지 2013 전주국제영화제의 JIFF프로그램과 테마로 묶어본 상영작을 만나보았는데요. 올해도 세계의 각양각생의 영화들이 전주에서 하나의 페스티벌로 소개되었습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세계가 주목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13 전주에서 화려하게 비상한 올해 상영작들과 앞으로 국제무대에 소개될 다양한 영화들이 ‘영화’라는 영상 매개체를 넘어 문화콘텐츠로써 국제영화제의 힘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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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대안 독립영화의 소통 창구를 표방, 우수한 신인 감독들을 발굴해 왔다.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실험 영화들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주인공이 되어 관객과 소통한다. 특히 올해는 프로그램을 대폭 정리하고, 프리미어 영화 상영을 늘려 영화제가 더욱 다양하고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제를 위한 영화인들의 노력 뿐 아니라 영화'제'를 만들기까지의 정성어린 손길 덕분이다. 인터뷰와 경쟁부문 심사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숨은 힘을 따라가 보았다. 전주국제영화제 14번째 이야기, 그 표면과 이면을 들여다 보자.

 

▲  (왼쪽부터) 1.작가 김영하,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고석만, 개막작 폭스파이어의 감독 로랑캉테, 배우 케이티 코스니 2.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 돈 프레드릭슨, 배우 정우성, 감독 류승완 3. 개막식 4. 류승완 감독 소개를 위해 객석으로 내려온 전현무 MC 5. 다비치의 축하공연 ⓒ김나영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를 서투른 듯 매끈하게 진행한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김영진. 영화제 전에는 주로 한국·일본 작품을 선정하고,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굵직한 행사를 진행한 그를 만났다.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_인터뷰]

 

김영진 프로그래머 ⓒ김나영

 

 

Q. 벌써 14회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가 예년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주로 전위적인 영화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것들은 영화사적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일반 관객이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영화들을 포함, 전주국제영화제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외연을 넓히고자 했다. 섹션을 19개에서 11개로 대폭 정리한 점도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이다.

 

 

Q.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A. 집행위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스텝이 많이 바뀌었다. 축적된 경험이 부족해서 생긴 어려움이 있었다.

 

 

Q. 다른 영화제와 비교했을 때,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징은.

A.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영화제이다. 독립영화와 실험영화가 설 수 있는 자리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랫동안 저만의 정체성을 잘 지켜왔다. 높이 평가할 만하다.

 

 

Q. 수석 프로그래머로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전주국제영화제에 노미네이트, 심지어는 수상한 경우에도 시장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주국제영화제를 거친 작품들이 영화제에서 그치지 않고, 극장에서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전주국제영화제가 더 노력해야 한다. 한국 영화시장 또한 다양한 영화들을 수용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용문 GV ⓒ전주국제영화제

 

 

실험 영화는 관객과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들이 관객과 만나는 접점이 바로 전주국제영화제다. 작품으로 승화된 목소리가 세상 빛을 본다는 것은 영화인들에게 생명의 탄생만큼이나 경이로울 것이다. 하물며 수상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오죽할까.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세 작품, 비경쟁부문에서 한 작품을 선정, 시상한다. 국제경쟁부문에서 유일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머니들’을 찍은 쉬 후이징 감독, 한국경쟁부문에서는 가장 급진적이라는 평을 받는 ‘용문’의 이현정 감독을 섭외했다. 감독이 바라보는 영화,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를 활자에 옮긴다.

 

 

[한국경쟁부문 후보 ‘용문’의 이현정 감독_인터뷰]

 

 

◀ 한국경쟁부문 후보 ‘용문’의 이현정 감독님 ⓒ김나영

 

Q. 첫 작품이 토리노·노르웨이·에든버러 국제영화제에, 두 번째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영화를 어떻게 찍는지 궁금하다.

A. 질문을 하면서 영화를 만든다. 여기서 이렇게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여기서 팬을 했어, 적절한가? 흐려졌어, 적절한가? 모든 것에 적절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보통 영화는 서사가 중심이다. 하지만 사진 기자를 보라. 단 한 장의 사진을 두고 구도나 색감 등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가. 영화는 ‘moving images’다.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영화에 대한 고민에 대해 더 듣고 싶다.

A. 형식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매체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나온 지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핸드폰으로 영화를 찍고, 본다. 홀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음식이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좇아가지 않도록 고민이 필요하다. 주제적인 측면에서는 소재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히 관객을 동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재를 이용하기보다는 영화가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영화를 시작하기까지의 경력이 독특하던데.

A. 시작은 저널리스트였다. YTN에서 첫 둥지를 틀었다. YTN은 24시간 생방송을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글 기자와 앵커, PD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 했다. 한 번은 스테이션 브레이크를 만들어야 했다. 당시 주류 스타일을 따르는 대신 외국방송을 벤치마킹해서 이것 저것 자료화면을 써서 열심히 만들었다. 그 때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에 재미와 재능을 느꼈다. 결혼 후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면서 실험영화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실험영화가 내 뇌구조랄까, 사고방식과 잘 맞는 것 같다. 앵커에서 출발했다는 이유로 작품을 덜 진지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안타깝다. 영화에 대한 내 마음은 진심이고, 진지하다.

 

 

Q. 이현정 ‘감독’의 미래에 귀띔해 달라.

내 영화의 키워드는 ‘신화와 상징’과 ‘여성성’이다. ‘신화와 상징’이 집단적인 기억이라 풍성한 이야기를 함축하기 때문이다. 공유된 기억이 이야기를 확장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우리나라에 서양 풍물이 들어오면서 잊혀져가는 민속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여성성’에 주목한 것은 사회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쳐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지만 감독 대부분은 남자다. 같은 주제를 다룰지라도 샷이나 감성적 접근 등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남자와 여자는 다르기 마련이다. 왜,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와 싸우면, ‘얘가 이런 생각을 했단 말야?’ 하고 놀라지 않는가. 우리나라에 여성적인 생각을 담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한국 감독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떨까.

A. 유럽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는 유명하다. 개성 강한 영화를 트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잘 뿌리내린 것 같다.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고맙다. 특히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전주국제영화제가 반갑다. 한국 극장에서는 볼 기회가 없는 영화들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것을 흡수하면서 자극을 받는다. 앞으로도 더욱더 다양한 피를 수혈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국제경쟁부문 후보 ‘어머니들’의 쉬 후이 징 감독_인터뷰]

 

 

 

▲ 국제경쟁부문 후보 ‘어머니들’을 만든 쉬 후이 징 감독님 ⓒ 김나영

 

 

나는 둘째다. 고백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산아제한 정책이 가장 심한 시기에 둘째로 태어난 쉬 후이 징 감독 자신의 이야기, ‘어머니들’.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

 

 

Q. 국제경쟁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어떻게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하게 되었는가.

A. 전주국제영화제는 대학생 시절부터 알았다. 선배들을 통해 영화제 관련 브로슈어를 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몰랐다. ‘어머니들’의 홍보 등을 담당하는 영화사 ‘CNEX’의 권유로 출품했다.

 

 

Q. 국제경쟁부문에서 유일한 다큐멘터리다. 영화 속 인물과 사건, 배경은 모두 실존하는가.

A. 그렇다. ‘싼시성’ 동네 주민들이다.

 

 

Q. 싼시성을 조명한 까닭이 궁금하다. 산아제한 정책을 유독 엄격하게 시행하는가.

A. 아니다. 싼시성을 카메라에 담은 까닭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이다. 싼시성이 산아제한 정책에 유독 남다른 곳은 아니다. 중국 또한 자녀정책을 시행하는 특별한 곳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자녀 정책이 시행된 적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 시기가 언제이냐, 얼마나 길고 짧냐의 문제일 뿐 싼시성만의, 혹은 중국만의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어머니들’은 내 이야기이자, 너의 이야기이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Q. 영화 촬영 과정이 궁금하다. 주민들이 촬영을 거부하거나, 카메라를 의식하지는 않았는가.

A. 미리 주민들께 말씀드렸다. 사인도 받았다.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다들 공감하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카메라에 대한 의식은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어색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카메라에 익숙해진다. 한 달이 지나면 카메라를 잊고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당장 옆 사람을 찍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Q. 중국은 표현의 자유가 제한적이다. 그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A. 그것보다는 내가 생각한 바를 어떻게 표현해낼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영화를 찍을 당시는 결혼 전이라 이해하는 만큼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카메라에 담는 데에는 딱히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극장에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중국 대륙 내에서 ‘어머니들’은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

 

 

Q. 중국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개봉이 어려울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상했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아제한 정책’을 이야기한 까닭은 무엇인가.

A. 영화를 찍을 당시 중국 개봉 문제는 관심 밖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상영되지 않기를 바랐다. 영화 등장인물은 모두 오래 알고 지낸 마을 사람들이다. 행여 영화가 개개인의 삶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이 주제를 택한 까닭은 내가 ‘결혼’이라는 생활 전환의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가정을 이루면서 부모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요즘에는 고령화 사회와 한자녀 정책이 맞물려 두 명의 자녀가 네 명의 부모를 모셔야 한다. 하지만 책임을 회피하는 자들이 많지 않은가. 지금의 그들이 있기까지 부모님이 겪은 고난과 역경을 보여줌으로써 ‘효도’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Q. 올 전주국제영화제의 키워드 중 하나가 ‘이방인’이다. ‘이방인’의 시각에서 본 전주국제영화제가 궁금하다.

A. ‘개방성’이 눈에 띄었다. 전문가뿐 아니라 대학생, 일반인 모두가 영화제에 참여해서 영화에 공감하고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Q. 전주국제영화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만족스럽다. 큰 틀도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비영어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개막식과 만찬에 참가했는데 영어로만 진행돼서 당황스러웠다. 브로슈어 또한 영어로만 돼 있더라. 경쟁작이 어떻게 선발되는지, 시상식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영어를 잘 하지 않고서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 같다.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작은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 돈 프레드릭슨 코넬대 교수, 류승완 감독, 정우성 배우가 심사하였고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기준 을 알 수 있었다.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심사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예술영화, 독립영화를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가 정신이 투철한 영화를 중점적으로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실주의 경향이 계속해서 카피되는 시기에 전주국제영화제 작품만의 차별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돈 프레드릭슨 교수는 “예술이란 인식의 부패를 치료하기 위해 사람이 먹는 약이다. 그 부패를 감독들이 어떻게 표현하고, 깨트리는가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데뷔작이 처음 공개된 곳이 2000년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라고 술회하며 심사에 대한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가 어떤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는가, 영화 속에서 개인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볼 예정이라며, 평가의 초점을 영화 자체에만 두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성 심사위원은 “배우이기에 관객에게 다가가려는 인식이 더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너무 새로운 영화보다는 표현하는 방식은 서투를 수 있겠지만 목소리에 진심이 느껴지는 영화, 영화가 던진 물음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면 좋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심사위원장, 돈 프레드릭슨, 류승완, 정우성 ⓒ김나영

 

 

한국경쟁 심사는 개막작 폭스파이어의 감독 로랑 캉테,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평론가 카를로 샤트리앙, 지프프로젝트 ‘숏!숏!숏!’ 원작 ’오빠가 돌아왔다‘의 작가 김영하가 진행했다. 이들은 4월 27일 전주영화제작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심사 계획을 밝혔다. 김영하는 “심사위원들과 원칙을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각자의 원칙을 가지고 자기가 생각하는 최선의 영화를 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감안해, 만듦새가 말쑥하지 않아도 힘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작품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로랑 캉테는 “명확한 심사 기준은 정하지 않았지만, 재미를 주거나 흥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카를로 샤트리앙은 ”주류 영화나 다른 장르에서 볼 수 없는 감독의 무언가를 찾고 싶다“며, ”스토리 자체보다는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더 관심이 많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김영하, 로랑 캉테, 통역관, 카를로 샤트리앙 ⓒ김나영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관객점유율은 83.9%(주말 기준). 경쟁작과 비경쟁작을 가리지 않고 관객들로 가득 찬 객석에서 ‘경쟁’이란 단어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대중의 관심을 볼 수 있었다. 관심의 초점은 오히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사들에 가깝다. 영화를 매개로 만난 그 자리에서 너와 내가, 배우·감독과 관객이, 뮤지션과 청취자가 하나 되기 때문이다.

 

 

▲ 1. 지프프로젝트의 일환인 ‘숏!숏!숏’ 관객과의 대화. 2. ‘숏!숏!숏!’에 대한 취재진과 대중의 뜨거운 관심 3. 퀴즈를 맞춘 관객에게 원작 ‘오빠가 돌아왔다’를 선물. 4. 데일리 라운지 파티 26일의 주인공은 ‘마실’ 5. 칵테일 소주 무료 제공! 6. 칵테일 소주를 마시면서 ‘마실’을 즐기는 사람들

 

 

‘윌리를 찾아라’일까. 전주국제영화제의 모든 풍경에 ‘노랑이’가 있다. 노란색 점퍼를 입은 자원봉사자, ‘JIFF지기’가 차량 통제에서부터 행사 보조, 티켓 발권, 관객 안내, 자전거 대여, 상영시각 공지 등 전주국제영화제의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영화제의 숨은보석들이었다. ‘JIFF지기’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역사를 함께했으며, 올해는 기술, 기획, 미디어마케팅, 사업, 운영, 자막, 초청, 프로그램, 홍보, 전주프로젝트마켓 총 14개 팀에서 308명이 선발되었다. 관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JIFF지기를 만났다.

 

 

▲(좌) 개막식을 준비하는 JIFF지기 ⓒ전주국제영화제 

(우) 개막식이 끝나고 뒷정리하는 JIFF지기 ⓒ김나영

 

 

[천영주 & 박종찬 JIFF지기_인터뷰]

 

 

 

▲(좌) JIFF지기 천영주(25, 관객안내), 박종찬(23, 행사공간구성 및 이벤트) (우) JIFF지기 총괄 매니저 배설화(25) ⓒ김나영

 

 

Q. JIFF지기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A. 영주 친구의 소개로 JIFF지기를 알았다. 학교 다닐 때는 아무래도 활동이 어려워서 지원을 못 했다. 휴식과 내 길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 휴학한 참에, 영화제 기간과 시간이 맞아 지원했다. 첫 대외활동이라 교육받고, 근무하고, 사람만나는 모든 것이 색다른 경험이다. 재밌다.

 

종찬 나 또한 친구에게 JIFF지기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작년, 계획에 없던 휴학을 계기로 JIFF지기를 시작했다. 올해는 공익 근무 중인데, 주말 JIFF지기로 활동하고 있다.

 

 

Q.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종찬 작년 전주국제영화제는 ‘노란’색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핑크’빛이다. 무대, 부스, 컨테이너박스 등이 분홍색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판이 커진 느낌이다. 작년에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오거리 광장에서 버스 파업이 있었다. 작년에는 빠졌던 오거리 광장 뿐 아니라 아트스테이지도 추가돼 올해는 더 많이 움직인다.

 

 

Q.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노는 사람들을 보면 같이 놀고 싶지 않나.

A. 영주 관객은 아니지만 JIFF지기로서 전주국제영화제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 영화 보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관객을 맞이하는 것이 재밌다. 무엇보다 영화제를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이 있다.

 

 

Q. JIFF지기로서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

A. 영주 휑했던 공간을 다 꾸며놓고 뒤에서 봤을 때다. 사람들이 칭찬해주면 더 뿌듯하다.

종찬 나는 이벤트를 담당하기 때문에 공연할 때 공연을 못 보고, 관객을 봐야 한다. 귀는 열려 있으니 공연을 들을 수는 있다. 듣기만 해도 좋다. 함께 음악을 들으면서 관객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Q. 전주 사람으로서 느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의미가 궁금하다.

A. 사실 전주에 살면서도 전주국제영화제에 한 번도 참가한 적이 없다. 벌써 14회 째인데! 영화제를 이렇게 가까이서 접한 게 처음이다. 영화의 거리가 있는 시내가 전주 사람들에게는 맨날 나오는 곳이다 보니 시큰둥했다. 오히려 타지 사람들이 전주 맛집이나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공부하고 찾아온다. 관광객이 많이 오니 전주사람들에게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인상은 좋다. 이제 영화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니까 나 스스로도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친구들에게도 더 잘 홍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종찬 전주국제영화제는 아주 어릴 때 엄마 손 잡고 온 기억밖에 없다. JIFF지기를 하기 전까지는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전주에 살면서도 모르던 맛집들을 JIFF지기를 하면서 많이 알게 됐다. 사실 나 같은 전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는 전주 사람들도 ‘하나 보다’에 그치지 않고, 전주국제영화제에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Q. JIFF지기 활동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종찬 전주국제영화제가 또 열리면 왠지 내가 그 곳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원래 남 앞에서 말을 잘 하지 못했다. 이제 풀린 것 같다. 책임감도 커졌다.

 

영주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다. JIFF지기 동료들을 비롯해서 관객들을 많이 만나면서 사람 대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 나서서 더 열심히 하니까 지프지기로서의 자부심도 강해졌다.

 

 

Q. JIFF지기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A. 영주 안 좋은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 모든 JIFF지기의 마음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어떤 사소한 행동 때문에 노력한 것들은 안보이고 나쁘게만 비춰질 수 있다. 그렇게 몰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JIFF지기들도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종찬 ‘친절의 대명사’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JIFF지기가 ‘전주국제영화제’ 하면 떠오르는 것이길.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폭스파이어’로 시작해서 ‘와즈다’로 끝났다. ‘폭스파이어’의 감독 로랑 캉테가 심사위원이 되고, 배우와 함께 개막식 레드카펫을 밝기까지는 ‘유니프랑스’의 공이 컸다. JIFF지기가 관객과 호흡하면서 전주국제영화제를 운영한다면, 유니프랑스는 철저히 무대 뒤에서 영화제를 만든 셈이다. 유니프랑스를 대표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발레리 안 크리스’를 만났다.

 

 

[발레리앙 크리스 유니프랑스 아시아 담당자_인터뷰]

 

 

유니프랑스대표 ⓒ김나영

 

Q. 유니프랑스를 소개해 달라.

A. ‘유니프랑스’는 프랑스 영화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프랑스 정부 기관이다. 유니프랑스에서 하는 일은 크게 △시장 조사  △프랑스 영화 해외 배급 지원 △영화제 개최 세 분야로 나뉜다. 나는 도쿄에서 근무하며 아시아권 영화 시장을 조사한다. 한국, 일본, 인도 등 각 나라의 박스오피스를 분석하고, 영화시장의 트렌드를 읽어 적재적소에 프랑스 영화를 수출하도록 돕는다.

 

 

Q. 유니프랑스에서 아시아 영화 시장을 분석하셨다. 한국 영화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영화에 대한 느낌은 유니프랑스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겠다. 한국 영화는 미학적으로 굉장히 뛰어나다(강조). 90년대, 2000년대에 칸 영화제 등에서 한국 영화를 접하고, 감동받았다. 한국인들에게 날카로운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요즘에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져서 극장은 물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많이 상영된다.

 

 

Q. 유럽은 물론 아시아의 많은 영화제에 참가했는데,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A. 영화제에 대한 인상은 개최하는 지역의 색깔이 크게 좌우한다. 전주는 아기자기하고 전통적인 느낌이 좋다. 작고 집중돼 있어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점도 좋다. 다른 영화제는 영화관이 텅 빈 경우가 많은데, 전주국제영화제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놀랐다. 열정적이랄까. 감명 깊었다.

 

 

Q. 유니프랑스의 재원은?

A. 대부분 CNC(프랑스 중앙 영화청)에서, 약간은 외무부에서 후원한다. 영화인들만 가입할 수 있는 멤버십에서도 수익을 얻는다. 멤버십에 가입하려면 요그을 내야 한다. 그 액수는 감독, 아티스트, 투자·배급사 등 분야별로 다르다. 멤버십에 가입해야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있지만, 그것 때문이라기보다는 영화인으로서 프랑스영화 발전을 위해 기꺼이 멤버십에 가입한다.

 

 

Q. 프랑스 영화를 알리는 데 세금을 쓴다. 반대는 없나.

A. 부정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 귀에 들릴 정도로 반대 여론이 심하지 않다. 사실 유니프랑스가 새로운 제도는 아니라서 찬반 문제가 이슈가 되지는 않는다. (유니프랑스는 2차대전 후 프랑스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의 문화 부흥과 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출범했다) 대부분은 프랑스에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전두지휘한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한국경쟁 후보 ‘용문’의 이현정 감독님, 국제경쟁 후보 ‘어머니들’의 쉬 후이 징 감독님,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을 만드는 JIFF지기, 영화제에 프랑스 영화와 감독을 세우는 데 공헌한 유니프랑스 소속 발레리 앙 크리스와의 대화를 통해 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전주국제영화제가 매해 발전된 모습으로 이 땅에 새로운 영화가 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 내년 봄은 우리, 전주에서, 영화와 함께 보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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