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인기가 뜨겁다. 프로야구는 작년에 7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750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WBC 베이징 올림픽을 거치며 하나의 문화가 된 프로야구가 2013년에는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바로 신생구단 NC다이노스의 1군 합류다. 이번 NC의 합류로 1991년 이후 유지했던 8구단 체제가 22년 만에 9구단 체제로 변화되었다. 9구단 체제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 프로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NC다이노스. 공룡들의 우두머리 이태일 대표를 만나 그들의 비상을 알아본다.
22년 만에 9구단 체제를 맞이하는 한국 프로야구
NC다이노스는 지난 2년간 1군 진입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다고 평가받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야구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던 김경문 감독을 영입, 일찌감치 선수단 육성에 주력했다. 그 결과 올해 WBC에 참가한 한국, 대만 대표팀과 3승 3패로 팽팽한 전력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는 5승6패1무(승률 0.456)의 성적을 거두며 공동 5위를 기록, 2013 프로야구가 개막된 지금 각 경기마다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NC다이노스가 드디어 1군에 진입했습니다. 느낌이 어떻습니까?
첫 경험이라 떨립니다. 하지만 설렙니다. 신생구단이 형님구단들을 이기는 모습은 신선함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많이 준비해 왔고요
9구단 체제가 프로야구에 어떤 의미인가요?
리그의 성장통입니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가파른 질적 성장을 했습니다. 2006 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이 그 결과물이죠. 국민들은 야구에 열광했고, 급기야 작년에는 700만 관중을 돌파해 야구장의 매진 사례는 흔한 일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 재미있는 리그가 되기 위해선 구단이 늘어나야 합니다. 양적성장이 동반되어야 하지요. 홀수 구단 체제는 이상적이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야구 일정도 꼬이고요. 하지만 NC다이노스의 합류로 프로야구가 균형 있는 성장을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홀수 구단 체제를 비판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홀수 구단은 리그운영에 이상적이지 않습니다. 팀 간 일정 등이 짝수구단 체제처럼 딱 맞아떨어질 수가 없어요. 프로야구 8개 구단이 3월 30일에 개막을 했지만, NC다이노스는 4월 2일 늦은 개막전을 치르게 된 것만 봐도 균형이 안 맞죠. 하지만 한 번에 2개의 야구단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1986년 7구단 빙그레(현 한화)가 1군에 참가한 뒤, 5년 만인 1991년 쌍방울이 8구단으로 참가한 것처럼, 9구단은 10구단 체제로 가기 위한 정거장입니다.
공룡들의 천국, ‘쥐라기 공원’ NC다이노스
NC다이노스는 1군에서 최상의 전력을 보여주기 위해 전략적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연세대의 나성범, 경남대의 권희동 등을 선발했다. 특히 나성범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고난 타격 재능을 과시하며(타율 0.303, 16홈런, 67타점) NC의 3번 타자로 낙점됐다. 또한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된 김진성은 SK와 넥센에서 방출된 뒤 꾸준히 재기를 꿈꾸던 선수다. 특별지명은 모든 구단의 허를 찔렀다. 즉시 전력감인 내야자원 모창민(전 SK)과 조영훈(전 KIA)을 비롯해 포수자원 김태군(전 LG), 든든한 중간계투진 고창성(전 두산), 송신영(전 한화), 이승호(전 롯데) 등을 영입했다. 자유계약으로 둥지를 튼 이호준(전 SK), 이현곤(전 KIA)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며, 외국인 선수 3인방 아담, 찰리, 에릭은 오랜 검증을 거쳐 선발한 투수로 2013년 NC다이노스의 1~3선발을 맡아줄 것이다.
신생구단이지만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우승했습니다. 1군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데요, NC다이노스는 어떤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까?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1군은 다릅니다. 투수의 공은 속도부터 다르고 타구가 빨라 수비하기도 어렵습니다.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능력 있는 선수들을 여기저기서 모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NC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선수단을 구성했습니다. 두 차례의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공개 선수선발), 특별 지명, FA(자유계약), 구단 간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선발 등으로 1군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 퓨처스리그는 한국 프로 야구의 2군 리그를 가리키는 용어다. 2군 리그는 1990년부터 시즌을 시작했으며, 2008년부터 퓨처스리그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운영 중이다. NC다이노스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 참가해 100경기 60승 35패 5무로 남부리그 우승과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NC다이노스는 그동안 전략적으로 선수단을 구성했습니다. 이색적인 선수가 있나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선수들을 영입해 각자의 사연이 있습니다. 권희동 선수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죠. 하지만 김경문 감독님이 가능성을 봤습니다. 원석이지요. 잘 다듬으면 큰 선수가 될 재목입니다. 김진성 선수는 아픈 경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방출은 한 번도 힘든데, 두 번이나 방출됐었지요. 김진성 선수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합류했습니다. 우리 팀의 든든한 투수가 될 것입니다.
이호준 선수가 FA로 나왔을 때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NC다이노스로 오게 되었나요?
이호준 선수 영입은 뜻밖이었습니다. 인기가 많은 선수예요. 팬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고 구단에게도 인기가 많아요. 한 방이 있고, 팀의 클럽하우스 리더가 되어줄 수 있는 선수잖아요. 하지만 NC다이노스에서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이호준 선수가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고맙죠. 팀을 옮기는 게, 그리고 신생팀으로 가는 게 부담스러웠을 텐데도 말입니다. 그 정도의 스타 선수라면 다른 팀에서 편하게 야구를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NC다이노스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선택해 준 것에 감동했습니다.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NC다이노스 식 야구
김경문 감독을 영입하는데 김 감독의 ‘팬을 위한 야구’가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야구인가요?
게임을 존중하는 것이 ‘팬을 위한 야구’입니다. 끝까지 치고 달려 이기는 것이 ‘팬을 위한 야구’죠. 단, 정의롭게 이기고, 명예를 중시하며, 상대 팀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김경문 감독님을 모시게 된 것도 이를 잘 실천해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사진 nc 정의명예존중 Ⓒ 황영호
NC다이노스는 마케팅을 참 잘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화제가 됐던 검은색 그물망 설치뿐 아니라, 마산구장의 모든 의자 색을 푸른색으로 통일해 미관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NC다이노스의 직원 선발 첫 번째 원칙은 ‘야구를 좋아하는가?’ 입니다. NC 직원들은 야구가 삶이고 놀이죠. 그래서 야구팬의 상황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은색 그물망은 눈의 피로도를 낮춥니다. 그래서 관중이 편하게 야구를 볼 수 있죠. 또, 마산구장을 리모델링하면서 좌석을 푸른색으로 통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만 석 규모의 좌석을 1만 4천석 정도로 줄였지요. 이유는 관중의 편의 확보 때문입니다. 티켓 수익도 중요하지만 불편하게 야구를 보게 할 순 없잖아요. NC다이노스의 모든 결정은 팬이 처지에서 생각하고 내립니다. 서비스를 주는 처지가 아니라 받는 처지에서 생각하면 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 사진 마산구장과 검은색 그물 Ⓒ 황영호
FUN한 야구를 위한 키워드, ‘우리’
프로야구가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 생각에 동의합니다. 프로야구는 문화에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프로야구 이야기를 꺼냅니다. 오늘 경기는 어떤 팀이 붙는지, 선발은 누구인지가 사람들의 관심사입니다. 각종 국제대회 성적과 스타의 등장으로 팬층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두터워 졌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보다 재미있는 야구 이야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야구는 왜 이야깃거리가 많나요?
예상이 많으니까요. 야구는 타자가 들어서는 그 순간에도 예상할 여지가 있습니다. 예상의 결과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는 거죠. 또 매일 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야구는 한 팀과 연이어 3연전을 치릅니다. 그러면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냅니다. 어제 졌기 때문에 오늘 설욕할 수 있고, 오늘 이겼던 강팀이 예상치 못하게 약팀에게 내일 질 수도 있습니다. ‘복수’와 ‘약자의 승리’는 언제나 이야깃거리가 되지요.
확실한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라이벌 경기를 만들어 내는 점도 장점입니다. 언론에서는 NC가 1군 경기에 참가하기 전부터 롯데와의 ‘경남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놨습니다. 지역적으로 가깝고, 마산구장을 롯데가 가끔 사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우가 형님을 잡는 ‘의외성’, ‘약자의 승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의외성’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스포츠가 흥미를 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성이 왜 중요할까요?
의외성이 없는 스포츠는 결과를 아는 드라마죠. 작년 프로야구가 700만 관중을 돌파한 것도 시즌 초반 전력 평준화로 의외성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팀이 이길지 알 수 없어 더욱 흥미로웠지요. 하지만 승부의 의외성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오로지 정의롭게 상대 팀을 이기려 노력해야 합니다. 리그는 끊임없이 전력 평준화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강팀은 너무 강하고, 약팀은 너무 약한 양극화된 리그를 지양해야 합니다. 뻔 한 드라마는 아무도 안 볼 테니 말이죠.
9구단의 수장으로서, 리그의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요?
신생팀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린 신생팀이니까 질 수 도 있어….” “우린 처음이니까….” 이런 변명은 있을 수 없습니다. 9개 구단은 리그를 구성하는 똑같은 9조각 중 하나입니다. 누구 하나 특혜를 받아선 안 됩니다. 동등한 9개의 조각이 될 수 없다면 리그를 떠나야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면 리그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프로스포츠에 계속 악재가 겹칩니다. NC다이노스만 해도 창원시와 구장문제로 잡음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어떤 곳이든 문제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우리 구단은 연고지인 창원시와 지속적인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상호협력이 중요합니다. 서로 대화하고 조금만 양보하면 구장 문제는 합리적으로 해결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나’ 혼자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면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었다. 문화가 된 프로야구는 2013년에도 수많은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야구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인생 속에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처럼, 야구 속에도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재밌는 이야기를 찾으러 야구장을 들러보는 건 어떨까? 올 한 해도 활기찬 프로야구경기를 기대한다.
'문화부 놀이터 > 활기찬 [체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3년 프로야구 아홉 번째 선택, NC 다이노스 (12) | 2013/04/17 |
|---|---|
| 도심을 달리다, 2013 서울국제마라톤 (0) | 2013/03/28 |
| 하나된 감동의 장.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현장에 가다. (0) | 2013/02/07 |
| ‘SPORTS’로 정리한 2012년 대한민국 스포츠 이야기 (0) | 2012/12/31 |
| 스포츠야 놀자,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19) | 2012/11/26 |
| ‘직접 관람 3경기’로 요약해본 아시아시리즈 2012 (34) | 2012/11/19 |